성지순례 마지막 사찰인 개태사.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천호리 개태사에 봉안되어 있는 고려의 삼존석불입상.
보물 제219호. 본존상의 높이 415㎝, 우협시보살상 346㎝, 좌협시보살상 349㎝. 개태사는 936년(태조 19) 태조가 후삼국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절이므로 이 삼존불상은 개태사 창건 당시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수 전의 모습은 〈조선고적도보 朝鮮古蹟圖譜〉 14권에 있는 사진으로 볼 수 있는데, 우협시보살상만이 완전한 상태이고 본존상과 좌협시보살상은 다리 부분만 남기고 절단되어 있었다. 1934년 중창 때 없어진 부분이 발견되어 복원되었는데 좌협시상의 머리 부분만은 당시에 발견되지 않아 새로 만들어 얹혀졌다. 그뒤 1988년 법당의 해체·복원 때 좌협시의 머리가 발견되어 새로이 얹혀지면서 개태사삼존불은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삼존불 중 좌협시상의 표현이 가장 뛰어나고 개성이 있으므로 좌협시상만 개태사 창건 당시에 만들어진 불상이고, 본존상과 우협시상은 후대에 좌협시상을 모본으로 하여 복원된 불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좌협시상은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양감과 천의나 팔찌 등에서 보이는 장식적인 표현이 어울어져 매우 신선한 느낌을 주는 상이다. 머리에는 높은 보계(寶髻)가 있는데 머리카락의 표현이 생략되어 밋밋하고, 이마 위에만 동글동글하게 앞머리가 표현되어 있다. 보관을 썼던 것으로 추정되나 지금은 없다. 온화한 얼굴표정에 코와 입을 작게 조각해 얼굴 아랫부분이 풍만해 보인다. 귀는 양어깨에 닿을 정도로 길며 굵은 띠 모양의 머리카락이 귀 중간 부분을 지나고 있다. 이러한 얼굴모습과 머리표현은 고려초 불상으로 추정되는 강릉 한송사지(寒松寺址) 대리석보살상, 신복사지(神福寺址) 석조보살상과 매우 비슷하다. 불신은 다소 육중하게 보일 정도로 힘있는 양감이 표현되었으며, 천의가 가슴 위에 대각선으로 걸쳐 있고 허리 아래에만 군의(裙衣)를 입고, 꽃 모양이 장식된 화려한 팔찌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통일신라 이래의 보편적인 보살상 형식과는 달라서 허리에서 늘어지고 있는 군의자락이 마치 앞치마처럼 표현되었다든가 옷에 꽃무늬[花紋]가 장식되어 있는 등 세부적인 표현에서 도식화나 장식화의 경향이 보인다. 손은 육중한 크기에 비해 부드럽고 사실적인 표현이 보이지만 발은 각이 지고 투박하다.
우협시상은 좌협시상과 거의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한 짝을 이루는 보살상으로 알려져왔으나 1988년 좌협시상의 머리가 발견된 이후 두 상을 비교해보면 우협시상의 조각솜씨가 현격히 떨어진다. 불신은 굴곡이 없이 기둥처럼 표현되어 탄력있는 양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얼굴에도 부드러운 양감이 없으며 손도 뭉툭하게 형태만 표현하고 있다. 옷의 표현에서도 기본적인 형식은 좌협시상과 같으나 선각으로 표현되어 있고, 곳곳에서 편의적인 표현이 보인다든가 치마자락에 있는 꽃무늬장식이 생략되는 등 좌협시상을 모방한 상임을 알 수 있다. 상전체의 조형성에 있어 당당한 느낌이 별로 없다. 본존상은 우견편단(右肩偏袒)의 여래입상으로 납작한 세모형의 얼굴이 우협시상과 비슷하다. 귀가 몹시 커서 어깨까지 늘어져 있으며 여래상인데도 특이하게 귀에 보발(寶髮)이 표현되어 보살상을 모방했다는 느낌을 준다. 보발은 원래 보살상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으로, 좌우협시보살상과는 흘러내리는 방향이 반대로 표현되어 있다. 이와 같은 도상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는 개태사 창건 당시의 본존상에서는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이 본존상이 후대에 좌협시상을 모본으로 하여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잘못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한다. 굴곡이 없는 기둥같은 불신에 옷주름도 몇줄의 납작한 주름으로 간략히 표현했으며 두 손도 유난히 크고 뭉툭하다. 본존상임에도 불구하고 좌협시상에 비해 조각솜씨가 월등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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