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네요.. 월요일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출근을 했습니다. 어젯밤 늦게까지 주말 특근으로 지친 몸과 마음으로 13편을 썼는데요.. 서로의 생각과 마음이 부딪히는 두 아이랑 씨름하느라 완전히 뻗어 버렸습니다. 밀어낼 수밖에 없는 채경이와, 그런 채경이를 감싸고픈 신이의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감정 대립.. 오래 끌고 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해결해 버렸다고 뭐라 하셔도.. 귀 닫을 거예요. --;; 우울한 하늘과 스산한 날씨에 이 글이 어울릴지.. 아니면 조금은 따뜻하게 다가갈지.. 판단은 여러분들 몫으로 넘기겠습니다. 이번 주에 못 올 거라고 해놓고 월요일 아침에 떡하니 나타난 쏭기자는, 또다시 양치기가 돼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짓말이라면 얼마든지 양치기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실 거라는 거.. 다 압니다.. ^^ 그나마 주말 동안은 평일보다는 여유가 있어서 양치기도 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주는 좀 지켜봐야겠어요. **이번 편은 완전히 신이한테 닥빙해서 썼습니다. 오랜 만에 감정에 호소하는 신이를 쓰는 맛이 남달랐다는~ ^^ 신이의 대사들이 좀.. 너무나 멜로 드라마 남주처럼 흐물흐물한데요.. 그래도 저는 멋있다고 생각하려구요.. 지난 편 키스씬에 대해 제가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했는데, 다들 달달하니 좋다고, 더 해도 된다고 하는 거 보고, 아~ 내가 좀 감이 떨어졌나 보다..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달달한 대사를 날리는 남주.. 좀 더 분발할게요! ^^ **원래는 15편에서 마무리하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 회 한 회 분량은 늘어나는데 진도가 안 빠지네요. 그래서 얘네들이랑 좀 더 실랑이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오랜 만에 쓰는 현대물이라 제가 좀 재미났는지도.. ^^;; 이 아이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늘어나서 왕녀가 조금 더 늦어지더라도 이해해 달라는 얘기.. 죄송하지만 할게요. **여러분들 이름 못 불러 드리는 거.. 계속 마음에 걸리는데요.. 그래도 여러분들이 남겨 주시는 흔적들 계속해서 보고 있다는 거.. 늘 고맙고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들 마음 받아가고 있다는 거.. 말씀 드리고 싶어요. (아, 그리고 드디어 미쁨 대감님 대문 쓰게 되었습니다. 이 대문이 왜 나오는지.. 짐작하실 수 있겠죠? ^^) **이번 주는 마감 주간이라 다음 편은 주말이나 돼야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마감 끝나고 아무것도 안 하고 널브러지면 이 약속도 거짓말이 될지도.. --;; 그래도 다시 상상소설 쓰는 재미와 여러분들과 교류하는 느낌에 빠져들어서, 일하는 틈틈이 딴짓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해 봅니다. 그럼, 담편에서 또.. (__) ########################################################################################### “오빠~” -그래. 나다.. 전화 받을 수 있어? “응.. 지금 손님 아무도 없어.” -아픈 사람이 별로 없나 보네.. “그러게.. 요즘 날씨 좋다고 아프지도 않나 봐. ^^” -^^ “근데 요즘 전화 자주 하네.. 심심해?” -그런가? 심심한 건가? “환자가 별로 없어?” -어.. 워낙 작은 곳이니까..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병원에 있을 때가 꿈 같애.. “하긴 그렇겠다.. 대학병원에서 맨날 수술하던 의과의가 시골에서 한가로이 있으면 꿈 같기도 하겠다..” -그래도 여기 되게 좋아. “그래?” -어.. 보이는 풍경마다 그림 엽서 같다.. “그럼 놀러 가야겠네~ 눈 호강 좀 하게..” -당일 치기로 왔다 갔다 하기엔 좀 멀 텐데.. “까짓거 약국 하루 땡땡이 치지 뭐..” -뭐?? “^^” -.. “..” -푸~ “??? 왜?? 무슨 고민 있어?” -아.. “???” -……………………….좀 망설여지는 얘기가 있어서.. “뭔데? 그렇게 얘기하면 엄청 궁금해지는 거 알지?” -(픽) 아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망설여져서.. “무슨 얘기길래 그래?” -음.. 그래.. 아마.. 망설여져도 난 얘기하려고 전화를 한 걸 거야.. 맞아.. “??? 뭐야~ 다 들리는 혼잣말이나 하고.. 무슨 일이야?” -오늘.. 좀 들은 얘기가 있어서.. “뭘 들었는데?” -흠.. 그 얘기 듣고 나니까 말하지 말라던 부탁을 못 들어 주겠다 싶었어. “???” -강현아.. “어..” -나.. “???” -여기서.. 채경이 만났어. “??!!!!!!!! 뭐?!!” -채경이.. 여기 살아. “정말이야?” -응.. “(놀라서 아무 말 안 나오는)” -.. -근데 채경이.. “어.. 채경이 왜??” -여기 오고 얼마 안 돼서 유산을 했대.. “!!!!!!!!!!!!!!!!!!!” *************** 이걸 기대한 건 아니었다. 절대.. 이런 채경을 상상한 건 아니었다. 잃어 버린 아이에 대해 신이 알고 있다는 걸 채경에게 말했을 때, 아이를 입에 올렸을 때, 채경이 놀랄 거라고만 생각했지, 이런 채경은.. 정말 이런 채경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의 말에 채경의 얼굴이 서서히 백지장처럼 하얘지더니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어젯밤 자신이 밉지 않냐는 물음에 밉지만 사랑한다 대답한 그의 말에 흘리던 눈물과는 달랐다. 마치.. 자신의 소중한 보물을 잃어 버린 아이가 목놓아 우는 것마냥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눈물은 울음이 되고, 울음은 통곡이 되고, 결국엔 한(恨)이 서린 비명이 되어 메아리쳤다.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우는 여자를 본 적이 없어서, 사탕을 빼앗긴 아이마냥 너무 처절하게 우는 사람은 본 적이 없어서, 게다가 이리 우는 여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라는 점에서 신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정말 완전히 당황하고 말았다. 당장 눈물을 멈추게 할 순 없더라도 달래 주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뻔한 위로의 말은 씨도 안 먹힐 것 같고,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고.. 그렇다고 그저 쳐다보고만 있으려니 그건 마음이 더 불편하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뭘 할지 아무것도 안 떠오르는 머리를 부여잡고 채경 앞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신. 딱히 좋은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아서 자꾸만 손톱만 물어뜯고 있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갑자기 공기 중으로 흩어지던 메아리가 신에게로 날아왔다. “어떻게 알았어요!!” 그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제일 먼저 묻는 게 이런 질문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채경은 이게 중요했나 보다. 누구에게서 들었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눈물을 하도 흘려서 핏발이 서 버린 눈동자가 흔들림 없이 그를 향한다. 그 눈을 피할 수 없었던 신은, 원망 어린 채경의 마음을 고스란히 마주한다. 다시 만난 이후, 담양에서의 만남까지 포함해서, 채경이 이렇게 적대감을 안고 쳐다보는 건 처음인 것 같았다. 지금까지 내내 가면을 쓰고 그를 대해 왔다는 게 여기서 드러났다. 이게.. 진짜 그래서 신은, 기쁘면서 슬프다. 반가우면서 아프다. 솔직한 얼굴을 드러내 준 채경이, 자신의 마음을 보여 주기 시작한 채경이 고마우면서 미안하다. 아마도 이 아이는.. 그가 모르길 바랬을 것이다. 아주 많은 이유들로, 평생 비밀로 간직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를 선뜻 따라 나서지 못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었을 것이고, 그가 먼저 말하지 않았다면 죽어도 그를 따라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신은 말할 수밖에 없었다. 채경을 되찾기 위해선 이 얘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된 신은 감당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절망감에 휩싸였었다. 너무 놀라고, 너무 당황스럽고, 너무 아파서.. 너무 슬퍼서.. 바보처럼 눈물이 나려고 했다. 채경에게 달려오는 내내 채경을 만나게 될 거라는 기대와 함께 죄책감이 휘몰아쳤었다. 자기가 이 정도인데, 혼자일 때 아이를 잃은 채경은 얼마나 아프고, 얼마나 죄스러웠을까..? 채경의 고통과 아픔의 무게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라서, 이 말을 꺼내는 게, 아이를 들먹이는 게, 신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거의 아이를 해결하지 않고선 채경은 결코 현재의 그의 손을 잡아 주지 않을 것이다. 아이.. 우리 아이.. 그가 몰랐던 아이.. 채경이 혼자 꿈꿨을 아이.. 그리고 홀로 보낸 아이..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 안타깝지 않다면 거짓말.. 하지만 그에겐 채경이 더 중요했다. 보지도 못했고 이미 놓쳐 버린 아이보다, 채경이 혼자 아팠을 거라는 게 더 아팠고, 그들의 사랑의 결실을 홀로 책임지려다 영영 떠나 보내고 슬퍼했을 채경이 더 안타까웠고, 아이를 잃은 죄책감 때문에, 채경이 그에게 돌아오지 않으려 할까 봐 두렵고 무서웠다. 더 솔직한 심정으로는, 아이야 다시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 얘기만 전해 들어서인지 아이의 실체를 느끼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이신에게 유일무이하기에 신은 전부 눈감을 수 있었다. 전부 묻어둘 수 있었다. 이 여자가 말 못할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그를 절망에 빠뜨렸다고 해도, 세상이 손가락질 하는 파렴치한이라 하더라도 그에겐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지난 아픔도, 절망도, 슬픔도, 모두 없었던 것처럼 굴 수 있었다. 지독히 원망했고,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야속하기도 했던 이 여자가, 자기만큼이나 힘들었고, 똑같이 그리워하며 살았다는 걸 알게 된 이상, 지난 날 힘들었던 시간 같은 건 깡그리 무시할 수 있었다. 그 대신,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도, 이 여자도..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우리 둘은, 서로 떨어져서는 행복할 수 없었다. 같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채경이 밀어낸다고 신이 물러나면, 채경은 또 혼자 그 작은 방에서 불행을 곱씹으며 살아갈 것이다. 마음 언저리에 미안함과 자신에 대한 혐오를 안고,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것처럼 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살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채경이 행복해지길 바랬다. 그리고, 그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채경을 위한다는 핑계는, 어쩌면 허울 좋은 핑계일지도 몰랐다. 이 모든 건 지독히도 그를 위한 이기적인 고집일지도 모른다. 채경이 아무리 울어도, 미안해 해도, 그의 곁에서만 해 준다면 괜찮았다. 평생 우는 모습을 보여 줘도, 그를 원망하는 말만 해도, 괜찮았다. 함께하기만 한다면, 곁에만 있어 준다면, 그는 사는 것처럼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신은 원망 어린 눈으로, 가득 고인 눈물로 얼룩진 눈으로,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채경에게로 손을 뻗었다. 대답을 바라는 채경에게 말 없이 그 큰 손을 뻗어 채경의 얼굴을 감싸며 엄지손가락으로 눈물을 쓱 닦아 주었다. 신의 접촉에 순간적으로 채경이 움찔하며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뒤로 빼려 했다. 하지만 채경의 얼굴을 두 손바닥으로 온전히 감싸고 있는 신이 채경을 놓아 주지 않았다. 약하게 반항하는 채경을 가볍게 제압한 신은 계속해서 채경의 눈물을 손가락으로 훔쳐 주었다. 신의 조심스러운 손길에, 부드러운 위로에, 채경도 더 반항하지 않고 얌전히 얼굴을 내어 준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지, 격해졌던 감정이 조금 가라앉았다고 해서 멈추질 않는다. 그리고 신은 계속해서 흐르는 채경의 눈물이, 그에게 대답을 바라는 채경의 마음이라고 받아들인다. 이 아이는.. 진심으로 궁금한 것이다. 그가 언제, 어떻게 이 이야기를 알게 됐는지.. 궁금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신은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보다는 상처 받은 채경을 지금이라도 달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울지 마..” 진부하지만, 더 좋은 말을 생각해 낼 수 없어서 이리 말하고 만다. 그러자 조금 떨구어졌던 채경의 고개가 다시 그를 향해 똑바로 올라온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동자로 울지 말라고 말하는 그를 올려다보는 채경을 보며, 신은 약한 한숨을 속으로 삼키고 빙긋이 웃어 보인다. “울지 마..” “..” “잘못은 내가 했는데.. 니가 울면 내가 뭐가 되냐?” “..” “우리 아이의 존재조차 모르고 살아온 나도 있는데.. 그런 것도 모르고 너만 원망하던 나도 있는데.. 니가 왜 울어?” “..” “니가 뭘 잘못했다고 울어? 뭐가 미안해서 울어?” “..” “혼자 그런 일 겪게 한 것도 미안해서 죽을 것 같은데.. 너 이렇게 혼자 울었을 거 생각하면..” “불쌍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 단호한 고개짓으로 채경이 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눈가에 얼룩져 있던 눈물자국을 스스로 닦아내고는, 조금 전보다 단단해진 얼굴로 신을 올려다본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됐는지 펑펑 울던 때와는 다른 얼굴이다. 그래서 신도 반 발짝 뒤로 물러나며 채경을 마주한다.
이번에.. 설득하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신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간다. 아, 아니다. 끝은 아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더 이상 끝 같은 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자. 채경은 자신을 거부하는 것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더러운 거래를 하고 그를 버린 것부터 채경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일 것이다. 거기다 우리 사랑의 결실인 아이까지 잃고 끝도 없는 양심의 가책 속에 갇혀 버렸을 것이다. 그녀가 그에게 다가서려는 걸음을 막고 있는 것은 너무도 많았다. 세상 빛도 보지 못한 아이, 그의 부모님, 양심을 버리고 택한 돈, 대가를 받고 지키기로 한 약속, 그것을 이행해야 한다는 의무감, 바닥까지 떨어진 자신이 더는 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괴감, 그리고 자신에게 버림 받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상처 받은 이신까지.. 어느 것 하나 채경의 걸음을,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것이 없었다. 모두들 물귀신마냥 그녀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것들뿐이었다. 그러니 그런 것들을 얼마든지 즈려밟아 줄 수 있는 신이 나서야 했다. 조금 더 뻔뻔하고, 조금 더 양심이 얇은 그가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너 불쌍하게 생각 안 해.” “..” “그냥.. 그냥 불안해.” “뭐가요?” “니가 자꾸 도망가려고 하니까..” “..” “그래서 또 혼자 남겨져서 널 기다리게 될까 봐.. 그게 불안해.” “..” “널 다시 만날 거라고 믿었지만.. 아니, 바랬지만.. 그게 끝끝내 이뤄지지 못할까 봐 한편으론 두렵기도 했었어. 그래서 담양에서 헤어졌을 때가 더 힘들었어. 다시 만나면 절대 안 놓칠 줄 알았는데 어이 없이 놓쳐 버렸으니까.. 이렇게 빨리 만나지 못했다면 미쳐 버렸을지도 몰라. 그렇게 허무하게 널 놓친 날 저주하면서 미쳐갔을 거야.” “..” “니가 뭘 망설이고, 뭐 때문에 아니라고 하는지 알아. 그래서 나도 너한테 시간을 주고 싶은데.. 내가 좀 조급하다..” “(신 보는)” “어제는 멋지게 얼마든지 기다려 주겠노라 얘기했지만.. 솔직히 계속 불안하고 두려워서 내 욕심대로 하고 싶어져. 아직 너.. 준비 안 됐을 텐데.. 마음에 걸리는 것도 많고, 맘속에서 서로 피 터지게 싸우는 놈들 정리도 해야 할 텐데.. 도망갈 구석도 안 주고 몰아가는 것 같아서 미안해. 그래도..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해. 우린.. 헤어지면 안 되니까..” “실장님..” “나는 더 이상 너랑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 “..” “떨어져서 보고 싶어만 하는 거..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아까운 시간 보내는 거.. 사랑하는데 때때로 불쑥 솟아오르는 원망하고 미워하는 맘이랑 싸워야 하는 거.. 다 싫어. 더는 하기 싫어. 너 보면서.. 사랑하는 너 보면서 살고 싶어. 그게 그렇게 큰 바램이야?” “우리는 그러면 안 돼요.” “왜 안 되는데? 서로 못 잊고 있잖아. 서로 아직도 사랑하잖아. 우리 이렇게 여전하잖아.” “우리가 여전한 거 같아요? 아니오. 우리 많이 변했어요. 예전 같지 않아요. 그래서 실장님도 불안해 하는 거예요. 전이랑 다르니까..” “너만 마음을 바꾸면..” “난 그러고 싶지 않아요. 솔직히.. 실장님한테 상처 준 것도 아직 다 못 털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또 내 양심에 위배되는 짓을 해서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거.. 싫어요. 그렇게 되면 못 견딜 것 같아요. 다시 또 그 끔찍한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이기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지금 난 내 마음밖에 살필 여력이 없거든요.” “네 마음이 우선인 거.. 당연해. 나도 나만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너도 너만 생각해.” “..” “그저께만 해도 널 멀리서나마 볼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어. 근데.. 막상 만나고 나니까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졌어. 순전히 나만 생각하는 거지. 니 말대로 3년이 짧은 시간도 아니고, 그 사이에 우리가 변한 것도 있을 거야. 하지만 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 불편한 진실이 많아졌으면 뭐? 눈 감고 스킵 하지 않으면 지뢰밭 투성이인 상황이 뭐 어때서? 이런 불편한 감정 같은 거, 너랑 헤어져 있을 때랑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냐. 니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를 때랑은 비교도 안 돼.” “..” “그래도 하나만 물어볼게.” “(신 보는)” “너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내 질문에도 솔직하게 대답해 줘.” “..” “나..” “..” “기다려도 되지?” “!!” “니가 기다리지 말라고 해도 기다릴 거지만, 그래도 대답 듣고 싶어서..” “..” “나 정말 내 생각만 하지? 그러니까 너도 너만 생각해. 시간이 아주아주 오래 걸릴 것 같아도 기다리라고 해. 너만 바라보게 나 붙잡아 둬도 돼. 평생 기다리게만 해도 괜찮아. 이게.. 내가 너한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죄야.” “..” “채경아..” “..” “채경아..” “..” “난.. 너 사랑한 거 후회 안 해..” “..” “널 만나고.. 널 마음에 품고.. 널 사랑하게 되고.. 그래서 행복했고.. 슬펐고.. 아팠지만.. 후회 안 해. 너로 인한 아픔도.. 슬픔도.. 절망도.. 원망도.. 미움도.. 니가 준 행복과는 비교도 안 되니까..” “..” “인생이 늘 평탄한 게 아닌 것처럼 사랑도 늘 좋을 수만은 없다는 거.. 그래서 상처도 주고 눈물 흘리게도 되지만, 그것마저도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잖아. 의미 없는 사람은 날 웃게 할 수도 없지만 울게 할 수도 없어. 그래서 난.. 너 때문에 울었던 것도.. 너 때문에 행복했던 것도.. 똑같이 소중해. 다 니가 나한테 준 거니까..” “..” “그러니까.. 나 기다리라고 해. 너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한 거.. 기다리는 걸로 벌 받게 해..” “..” 채경이 침묵한다. 그리고 신도 침묵한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여자와, 여자의 대답에 긴장하는 남자. 남자는 여자의 대답이 무엇이든간에 자신의 선택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다리지 말라고 해도 기다릴 것이고, 기다리라고 해도 기다릴 것이므로.. 작은 바램이 있다면, 아니 솔직한 심정으로 기대를 한다면, 채경이 기다리라고 했으면 좋겠다. 기다림의 희망을 선물해 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행복하게 기다리게 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건 또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의 아이 얘기에 여자가 아이처럼 울 거라고 짐작 못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채경이 무릎을 꿇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미안해요..” 채경이 고개를 숙인 채, 울음을 삼키며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 모습에, 그 말에, 신의 무릎이 꺾인다. 이건.. 이건.. 이신이 알던 그가 반했고, 그가 손 내밀었고, 그가 사랑했던.. 예전의 미안하다는 말 속에 담긴 진심이.. 무수한 생각들을 삼키느라 떨고 있는 목소리가.. 그의 채경이 눈앞에 나타났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래서 신은, 돌아온 채경을, 3년 만에 마주하게 된 채경을, 자세히 보기 위해 채경과 눈높이를 같이 했다. 그리고 용기 내어 준 채경이, 그의 바람을 들어 준 예쁜 채경이 고맙고 기특해서, 채경을 안아 보았다. 거부.. 하지 않는다. 그를.. 밀어내지 않는다. 그저 얌전히 안겨 온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또 그렇게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눈물 흘리는 그녀를 그가 조금 더 당겨 안는다. 떨리는 어깨를 안아 주고 싶었다. 차마 토해내지 못하는 슬픔을 나누어 짊어지고 싶었다. 너무 늦어 버리지 않았기를.. 더는 홀로 울게 하지 않기를 바라며, 신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키고 웃어 본다. 그의 웃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의 채경이 마음을 털어놓는다. 나지막히, 그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진짜 마음을 들려 준다. 실은 보고 싶었다고.. 혼자 견디는 시간이 참 힘들었다고.. 외로웠다고.. 그래서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에게 달려가고 싶은 밤이 참 많았다고.. 하지만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포기해야 했다고.. 그렇게 셀 수도 없이 많은 순간을 욕망과 싸우며 스스로를 저주했다고.. “미안해요..” “사랑해..” “잘못했어요..” “사랑해..” “고마워요..” “사랑해..” “..” “사랑해 채경아..” 사랑은 이기적이다 #13 쭈볏거리며 끌려가는 듯한 여자와, 좀 전의 초조함은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는 여유로운 남자. 신은 지금 채경의 손을 잡고 부둣가를 걸어 식당으로 향하는 중이다.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채경은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사방으로 불안하게 시선을 날리는 한편, 신은 계속 실실거리며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참으며 경치를 감상하는 듯한 태도로 시선을 사방으로 날리고 있다. 말도 없이 이렇게 걸어가는 게 더 어색했던지, 채경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채경: 근데.. 신: (채경 보는) 어??? 채경: (침 한번 삼키고) 회사는.. 정말 괜찮아요? 신: 회사 걱정 엄청 하네~ 내 걱정을 그렇게 해봐라.. 채경: (눈 흘기는) 신: (픽) 뭐.. 나 하나 없다고 어떻게 되겠어? 그 큰 회사가..? 채경: 그래도.. 이젠 이사님이잖아요. 신: ??? 어떻게 알았어? 채경: 뉴스에 나오던데요? 신: (아..) 뉴스 봤어? 채경: (끄덕끄덕) 신: (볼멘 소리로) 불공평해.. 채경: 뭐가요? 신: 넌 내가 이사로 승진하는 것까지 뉴스로 봤는데, 난 그동안 니 머리카락 한 올도 못 봤다는 게.. 채경: 그거야.. 처지가 다르니까 그렇죠. 신: 그래도 좀 억울해.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넌 마음만 먹으면 나 볼 수 있었잖아. 채경: 아니거든요~ 신: 뭐가 아닌데? 채경: 밖에 나와 보니까 제일그룹 후계자라는 분은 정말 하늘 위에 사시는 분이라서 코빼기도 볼 수 없었거든요~ 신: 뭐?? 채경: 진짜루요~ 감히 접근할 생각도 하면 안 되는 분이던데요~ 신: 그럴 리가 없는데.. (자신 없어지는) 채경: 그렇거든요~ (마지막으로 확인 사살하는) 신: (채경 흘겨 보는) 채경: (피식 웃는) 신: 그래도! 마음 먹으면 인터넷으로든 뭐든 내 소식 알 순 있었잖아. 덤으로 내 사진도 봤을 거고.. 채경: .. 신: 난 맨날 우리 홈피에 있는 사진들만 물고 빨고 했는데.. 근데 그건 다 과거 사진들이었잖아. 채경: 현재 모습 본다고 꼭 좋았던 건 아니에요. 신: ??? 채경: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실장님은.. 너무 멀쩡하고 근사한 모습 그대로라서, 되게 잘 살고 있나 보다.. 아무렇지도 않나 보다.. 이젠 다 잊었나 보다..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다 잊고 잘 살아야 된다고.. 그래야 하는 거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왠지 좀.. 섭섭했어요. 신: 나만 괜찮아진 게..? 채경: 네.. (픽 웃으며) 나 못 됐죠? 내가 잘못해 놓고 씩씩하게 이겨낸 사람 보고 되려 섭섭하다고 하고.. 신: (채경을 잡은 손에 힘을 준다.) 채경: (신 보는) 신: (채경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당장은 아무 말도 안 나온다. 그냥.. 떨어져 지내는 동안 서로가 너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지냈다는 게 소름 끼치도록 놀랍다. 서로가 잘 살았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자신을 잊지 않고 아파했으면 좋겠다는 못된 바람을 품고 살았다는 게.. 징그럽게도 닮았다 생각한다.) 채경: (신의 마음을 알 것 같아 가만히 신의 손을 마주잡아 준다. 이젠.. 끌려 가는 게 아니라 함께 걸어가고 싶다.) 신: (채경의 작은 손길에 그녀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위안을 받는다.) 채경: 근데.. 정말로 회사 며칠씩 빠져도 돼요? 신: (채경 보는) 채경: 실장님일 때도 엄청 바빴잖아요. 실장님 하루만 자리 비워도 메모가 수두룩 빽빽이었는데.. 신: 그렇게 걱정되면 니가 빨리 정리하고 올라가면 되잖아. 채경: 실장님이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안 돼요? 신: (멈칫) 채경: (덩달아 멈칫) 신: (채경 보는) 채경: (신 올려다보는) 신: ……………………………………….참.. 어려운 걸 아무렇지 않게 얘기한다~ 채경: .. 신: 너 믿고 올라가서 기다리라는 말인데.. 하~~ (마음이 참 복잡하다.) 채경: (신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싼다.) 신: (채경 보는) 채경: 나.. 믿어도 되는데.. 신: 믿어.. 채경: ‘그럼..’ 신: 근데 혼자 올라가긴 싫어. 너랑 같이 갈 거야. 채경: .. 신: 이건 양보 안 할래. 채경: ………………………………….여기 내려와서 한번도 양보한 적 없거든요? 신: ……………………..(고개 갸웃) 그런가? 채경: 치.. 신: ^^ #. 바닷가 식당 신이 문을 열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신의 등장을 알아차린 누군가가 호들갑스럽게 그를 맞이한다. 신은 어리둥절해서 자신을 맞이하는 여자를 보지만, 당연히 처음 보는 얼굴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때 신 뒤에서 식당 안으로 들어온 채경이 신에게 들소처럼 달려든 여자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채경: 아줌마.. 가게는 어떡하고 오셨어요? 심덕: 장사하고 있는데 너 쫓아온 남자가 있다는 얘기가 시장에 파다하잖아~ 그래서 언니한테 전화했더니 진짜로 웬 놈이 식당에 퍼질러 앉아 있다는 거야~ 채경: 그래서 확인하려고 오셨어요? 심덕: 그럼 너 같으면 안 오겠냐? 채경: 아직 해 지려면 한참 남았는데.. 가게도 접고 오시면 어떡해요? 심덕: 그러다 태양과 함께 사라지면? 누가 손핸데? 채경: (못 말린다 싶다.) 신: (채경과 대화를 하는 아주머니가 목소리도 크고 덩치도 크고 손짓 발짓도 엄청나게 커서 자꾸 목이 움츠러들며 뒷걸음질치게 된다.) 심덕: (채경과의 대화를 마치고 다시금 신을 쳐다본다.) 신: (살짝 움찔하며 심덕 내려다보는) 심덕: 와~~~ 기럭지 엄청나네~ 신: (괜히 침 삼키게 되는) 심덕: 자네 입으로 채경이 애인이라 했다며~? 배짱 좋네~ 신: 배짱 부린 게 아니라 사실인데요.. (곧 죽어도 할 말은 하는) 심덕: (남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자 요놈 봐라~ 하는 눈빛이 되는) 채경이는 암말도 안 했다던데.. 신: 그건 좀.. 사정이 있어서요.. 심덕: 한쪽에선 애인이라고 하고 한쪽에선 묵비권이면 누구 말에 더 신빙성이 갈까~? 신: 아주머니께서 믿는 사람 말이 더 신빙성 있겠죠.. 누가 무슨 말을 하건 상관 없이요.. 심덕: .. (새삼스레 신 보는.. 요놈 정말 보통 놈이 아닌데?) 신: 근데 지금은 채경이도 묵비권 행사 안 할 거에요. 심덕: ??? 신: 말 못할 사정이 해결됐거든요. 심덕, 혜옥: ??? (채경 보는) 채경: (쑥스러워 하며) 제.. 남자친구예요. 심덕, 혜옥: !!!!!!!!!!! 신: ^^ 혜옥: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득달같이 채경에게 다가온다.) 너.. 너.. 채경: (붉어진 얼굴을 두 손바닥으로 감싸며 주방으로 후다닥 뛰어간다.) 혜옥: (신을 흘끔 봤다가 채경을 쫓아간다.) 신: (채경이 귀여워서 피식 웃는) 심덕: (충격에서 깨어나와 신을 물끄러미 본다.) 신: (웃는 얼굴로 심덕 마주 보는.. 그러다가 너무 뚫어질 듯 쳐다보시는 것 같아 입꼬리가 점점 내려오는..) 심덕: (고개 갸웃하며) 어디서 봤는데~ 신: 네??? 심덕: 어디서 본 얼굴인데.. 신: (픽) 뉴스에서 봤나 보죠.. 심덕: 뉴스? 신: 네.. 저 뉴스 나온 적 있는데.. 심덕: 왜? 무슨 일로? 신: 예??? 심덕: 무슨 죄 졌나? 신: 예??!! 심덕: 사고 쳐서 뉴스에 나왔어? 그런 거야? 신: 아.. 아니.. 심덕: 딱 보니까 사기꾼처럼 생겼네~ 허우대 멀쩡하고 인물 번드르르 한 게 여자 여럿 홀리게 생겼어~ (주방 향해) 채경아~ 너 이 놈 얼굴에 홀랑 넘어간 거 아냐~? 남자는 얼굴 잘 나면 못 써~ 인물 값 한다~ 신: 저기요.. 심덕: (신에게서 등을 팩 돌리고 채경에게 빠르게 걸어가며) 니가 순진해서 세상을 모르나 본데 아줌마 말 새겨 들어~ 저런 놈은 평생 여자 고생 시킬 면상이야~ 너 저 얼굴에 속으면 안 된다~ 내가 전에 얘기했지? 내 친구 숙자라고.. 점점 멀어지는, 자신에 대한 심덕의 혹평을 들으며 식당 입구에 우두커니 혼자 남겨진 신. 살아생전 처음 듣는 혹평에 머릿속이 텅 비는 것 같다. 어찌 된 게 여기선 왜 이신이 안 통할까? 아무래도 채경이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신은 곤두박질친 자신의 신용을 회복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며칠이 심심하진 않을 것 같다 생각하며 피식 웃어 버리는 신이다. 결국,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랴? 지금 그는 다시 만난 사랑에, 세상을 다 가진 듯 최고로 행복한 남자인 것을..
#. 제일그룹 준수: 지금 신이 어딨어? 현수: .. 준수: 출장 갔다는 거 거짓말이지? 현수: .. 준수: 핸드폰도 꺼놓고, 어디로 출장 갔는지 보고도 안 하고.. 근데 출장 갔다는 말을 믿으라고? 현수: .. 준수: 출장 갔다는 핑계를 대려면 그럴 듯하게 하든가.. 이렇게 쉽게 들킬 거면 왜 그런 거짓말까지 하면서 자릴 비운 거야? 현수: .. 준수: 신이 어딨어? 사흘간 연락 두절이라는 게 말이 돼? 현수: 면목 없습니다. 준수: 변명 들으려고 이러는 거 아니야. 신이랑 연락을 해야 돼서 소재 파악 좀 해야겠어. 그 자식 어딨어? 현수: .. 준수: 둘이 말 맞췄을 거라는 거 알거든? 현수: .. 준수: 자네가 입이 무겁다는 것도 알지만, 이건 그룹 회장으로서 묻는 거야. 현수: .. 준수: 명령이니까 신이 어디 있는지 말해. 현수: …………………………………………저도.. 모릅니다. 준수: 뭐??? 현수: 이사님 어디 계신지 저도 모릅니다. 준수: 끝까지 이럴 거야? 현수: 정말로 모릅니다. 준수: (현수 노려 보는) 현수: .. 준수: .. 현수: .. 준수: ………………………..그 자식이 잠수 탈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지.. 현수: (준수 보는) 준수: 맞선 건으로 우리한테 반항하는 거 아니면.. 현수: .. 준수: ………………………….그 아일.. 찾은 거겠지.. 현수: (숨 삼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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